한 조선족 지도자를 떠나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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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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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입장에서 나눠주는 입장으로...
아직도 봄은 저만치 머물러 있는 3월의 어느 날.
중국 연변에서는 10여년 동안 이 곳에 뉴스타트 건강기별을 보급한 한 지도자의 장례식이 거행되었다. 많은 이들의 애도 속에 고인은 조용히 우리 곁을 떠나갔다. 우리가 그의 죽음을 그토록 애닮아 한 것은 한 개인의 죽음과 아울러 그가 생전에 끼쳐놓은 일들 때문이리라.
한국에는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중국 조선족사회에서는 비교적 많은 존경을 받았던 그는 중국에서의 뉴스타트 건강기별이 오늘에까지 이르게 한 장본인이다. 그의 죽음이 우리를 슬프게 한 것은 아직 그가 할일이 많이 남아있고, 그의 힘이 아직도 필요한때에 세상을 떠났음을 아쉬워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은 완전한 봄이 아직 가깝게 다가오지 않은 이 계절에 그의 할일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는 때에 먼저 길을 떠났기 때문이다. 봄이 오기 전에 이 마지막 추위를 견디어내 줄 어른이 필요한 시점에 홀연히 떠나갔다는 사실이다.
누가 마지막 겨울 끝자락에 서 있는 이 땅에서 그 일을 대신 질 것인가? 그 가르침을 받은 본방인들이 그 일의 주역이 되어야한다. 그동안 뉴스타트 건강기별이 연변지역에 널리 보급되고 오늘에 까지 이르게 된 것은 외지인의 노력과 수고에 비롯됨에서 이다.
누가 그 멍에를 멜 것인가?
그것은 현지인들의 몫이다. 그간 여러 경로를 통하여 배움의 길은 얻은 현지인들이 많다. 그들이 그 뒷일을 감당해 주어야한다. 그동안의 수고가 허지로 돌아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후배들이 그 역할을 감당해 주어야한다.
나이 70이 넘도록 사방으로 그 노구를 이끌고 불철주야 수고하셨던 선배 1세대의 멍에를 2세, 3세들이 과감히 지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그동안 이 지역사회에 보태졌던 수많은 도움들에 보답하는 일이요, 교회들이 성장하는 길일 것이다.
오늘 중국땅의 우리 동포들은 이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은혜의 떡을 나눈 동포들은 새로운 사명감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제까지의 받는 입장에서 나눠주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한 지도자를 떠나보내는 남아있는 사람들의 각오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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