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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mm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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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사미디어 등록일 202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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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 25 : 5
여러 해 전, 대학원 수업 중에 <통계학> 강의를 들은 일이 있다. 교수님은 “사람들이 음식을 한입에 베어 물었을 때 가장 행복감을 주는 두께가 얼마쯤 된다고 생각합니까?” 그러시면서 햄버거의 두께를 예로 들었다. 햄버거의 총두께는 약 44mm라고 한다. 위아래에 있는 햄버거 빵 두 개의 높이가 각각 17mm, 가운데 고기 패티의 두께가 10mm여서 이를 모두 더하면 44mm이다. 그런데 두께가 44mm보다 더 크면 턱이 빠질 것 같은 불편감이 느껴지고, 이보다 작으면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욕구나 필요를 알고자 하는 노력은 햄버거 업체뿐 아니라 어느 기업에서나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많은 기업에서 사람들의 욕구나 필요를 채우는 목적이 상업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와 같이 고객의 욕구나 필요에 대한 디테일(세심) 한 분석을 통해 고객의 행복감을 극대화시켜 주는 측면도 있다. 많은 기업이 사람들의 다양한 욕구나 필요를 알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잠시 색상에 대해 얘기해 보자. 어떤 매장이나 어떤 상품이든 사람들의 매력을 끄는 색의 조화가 있다. 어떤 매장은 붉은색이 잘 어울리고, 어떤 상품은 파란색이 잘 어울리며 또 다른 상품은 노란색이 잘 어울린다. 특히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의 경우 기본 바탕이 되는 ‘기본 색상’, 주제 색상을 보조하는 ‘보조 색상’ 그리고 시선을 사로잡는 ‘주제 색상’을 적당한 비율로 조화롭게 사용해야 한다. 이 원칙을 잘 따르면 누구든지 느낌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있고, 제품이 더 좋아 보이게 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색상이 조화롭게 보일 때의 비율은 70(기본 색상) : 25(보조 색상) : 5(주제 색상)라고 한다. 이런 비율로 색상이 배치된 공간을 보면 사람들은 모든 게 잘 어우러져 있다고 느낀다. 세 종류의 색상을 70 : 25 : 5로 조합하는 법칙은 인테리어, 그래픽, 패션, 웹디자인 등 다양한 디자인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를 떠올리면 짙은 초록색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알고 보면 주제 색상인 초록색은 전체 색상의 5%밖에 되지 않는다. 이것이 눈길을 사로잡는 주제 색상의 위력이다. 주제 색상을 돕는 보조 색상은 짙은 갈색을 쓰고 있는데 그 비율은 25%이다. 그리고 나머지 70%를 기본 색상인 따뜻한 느낌의 아이보리색이 차지하고 있다. 대형 쇼핑몰 이마트도 기본 색상인 흰색이 70%, 보조 색상인 검은색이 25%, 주제 색상인 노란색이 5%를 차지한다. 이 경우에도 우리가 기억하는 이마트의 색상은 노란색이다(출처: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인플루엔셜 참조). 많은 기업에서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브랜드를 보다 매력적인 브랜드로 인식할 수 있도록 호감이 가는 색상을 연구하고, 색상의 비율을 분석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파란색과 빨간색 그리고 노란색
9시 뉴스를 보면 앵커 뒤에 보이는 배경이 주로 파란색인 것을 알 수 있다. 왜 파란색 배경을 쓸까? 앵커가 잘생겨 보이게 하려고? 글씨가 선명하게 보이니까? 밤에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니까? 방송사마다 비슷비슷하게 파란색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뉴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성이고, 파란색은 시청자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색상이기 때문이다. 정확한 사실과 정보만을 전달해야 하는 뉴스의 속성을 파란색을 통해 시각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파란색을 어떻게 느끼는가? 독일의 사회심리학자 에바 헬러(Eva Heller)의 책 『색의 유혹』에 따르면 파란색은 신뢰의 색(35%), 조화의 색(27%), 호감의 색(25%)순으로 자주 언급된다. 방송사뿐 아니라 시중의 대형 은행들도 ‘주제 색상’을 파란색으로 정한 경우가 많은데 그 까닭은 역시 고객의 소중한 재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신뢰의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이다. 파란색은 미래에 대한 비전이나 희망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기 때문에 전자, 기계, 금융, IT 계통의 업종에서도 즐겨 사용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업 삼성전자도 전자 제품의 정밀함과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주기 위해 파란색을 브랜드 이미지로 쓰고 있다. 빨간색은 먹거리에 아주 적합한 색상이다. 빨간색 계통의 색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사람들로 하여금 음식을 더 많이 먹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빨간색과 노란색은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데 환상적인 조합이다. 한국색채학회의 한 세미나에서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다양한 색상으로 조합된 10개의 과자 봉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아이들에게 이 가운데 가장 먹고 싶은 과자를 골라 오게 했다. 그랬더니 아이들 중 약 80%가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조합된 과자 봉지를 골랐다. 그래서인지 마트에 진열된 과장 봉지의 색상을 보면 대부분 빨간색과 노란색의 조합이다. 이처럼 소비자는 내용물을 입으로 먹어 보기 전에 이미 눈으로 먼저 먹는다. 실제로 아이들의 입맛을 겨냥한 햄버거 브랜드인 맥도날드나 롯데리아는 빨간색과 노란색 조합을 사용한다. 맥도날드의 노란색은 감자튀김을, 빨간색은 새콤달콤한 케첩을 연상시켜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과식을 하게 된다. 노란색의 경우 다른 색상보다도 주목성이 높은 특징을 갖고 있다. 노란색은 멀리 있어도 다른 색상보다 뚜렷하게 보이고, 가까이 있으면 눈에 확 들어오기 때문에 경고를 알리는 색으로 국제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노란 바탕 위에 검은색 글자 혹은 이미지는 독성이나 폭발성 있는 물건 혹은 방사능 물질을 알리는 경고 표시로 쓰인다. 고속도로의 중앙선 표시나 안전 표지판, 유치원 버스 등에도 노란색이 널리 쓰인다(출처: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인플루엔셜 참조). 물론 많은 기업이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해 수익의 극대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볼 때 기업들은 고객의 욕구와 필요를 채워 주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고객의 필요를 세심하게 연구하고,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는 꼼꼼한 분석과 경쟁이 결국 크게 성공하는 기업으로의 발판이 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측면에서 인생을 살다 보면 간혹 다른 사람의 필요나 욕구를 전혀 알려고 하지 않고, 안하무인 격으로 세상을 사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짧은 인생을 사는 동안 함께 사는 가족, 가까이 지내는 이웃과 동료에 대하여도 우리가 세심한 마음을 갖고 살피며 그들의 필요를 채워 주기 위해 노력한다면 이 세상은 보다 더 따뜻하고 훈훈한 세상이 될 것이다. 인간을 한없이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우리의 영원한 구원을 위해 우리 삶의 행복과 즐거움뿐 아니라 우리 삶의 고통과 슬픔, 괴로움까지도 헤아리신다. 하나님은 이 세상 누구보다도 우리 인간의 욕구와 필요를 잘 아신다. 하나님은 이 세상에 사는 모든 사람을 매우 세심하게 살피며 돌보신다. 그분은 인간을 사랑하신다. 하나님은 당신의 자녀를 극진히 사랑하신다.


“하나님은 너희 머리털까지 다 세신다.”
(마태복음 10장 30절 참조)


​박재만 ​시조사 편집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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